국산 동영상 플레이어의 종류는 무척 많습니다. 최강 동영상 플레이어로 군림하고 있는 곰플레이어, 마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었던 KMPlayer, KMPlayer 원제작자가 제작에 참여해서 화제가 되었던 팟플레이어, 최근에 마니아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톡플레이어, 무적 알툴즈 군단의 일원인 알쇼, 음악 플레이어로 유명한 제트오디오에 최근에 나온 초코플레이어까지 정말 많습니다.

어떤 동영상 플레이어를 선택할지 조금은 고민이 되시죠? 그래서 이 7개 동영상 플레이어의 내장 코덱으로 고화질 영상(H.264/AVC 영상)을 재생할 때 어느 정도의 CPU 점유율을 필요로 하는지 테스트해보았습니다. CPU 점유율이 낮을수록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테스트한 컴퓨터의 사양 : 1년여 전에 구입한 노트북
Intel Pentium Dual Core T3400 2.16GHz,  GeForce 9200M GS,  2GB RAM, Windows 7

테스트 방법
7개의 동영상 플레이어의 설정은 초기설정을 기본으로 하고, 공평함을 위해서 몇가지만 통일시켰습니다. 코덱은 내장 코덱만을 사용했고, 영상 출력 방식은 EVR(Enhanced Video Render), 작업 우선권은 높음으로, 음성 노말라이저 기능은 해제하였습니다.

각각의 테스트 동영상을 재생시키고 재생타임 30초부터 1분 30초까지 1분 동안 동영상 플레이어가 차지한 CPU 점유율의 평균값(소수점 첫째자리 반올림)을 산출했습니다. 측정도구는 Windows 7의 리소스 모니터입니다.

테스트에 사용한 동영상 플레이어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최신 버전입니다.)
(1) 곰플레이어 2.1.23.5007
(2) KMPlayer 2.9.4.1436
(3) 팟플레이어 1.4.20879
(4) 톡플레이어 1.0  build 1125
(5) 알쇼 1.9.0.1
(6) 제트오디오 8.0.5.320 Basic
(7) 초코플레이어 1.0.1 build 26681

테스트한 동영상 : 가장 흔하게 볼수 있는 3가지 유형의 H.264/AVC 고화질 영상을 테스트하였습니다.
(1) DVD Rip 영화 (800 x 336, 24fps, MKV)
(2) HD 드라마 (1280 x 720, 30fps, AVI)
(3) HD 애니 (1280 x 720, 30fps, MP4)

흔히 고화질 영상이라고 하면 대부분 이 H.264/AVC 코덱으로 인코딩된 영상을 말합니다. H.264/AVC 영상은 주로 MKVMP4의 확장자를 가지고 있으며, AVI의 확장자를 가지기도 합니다. 파일명에 264란 숫자가 보이면 H.264/AVC 영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DVD Rip 영화
(800x336, 24fps, MKV)
 HD 드라마
(1280x720, 30fps, AVI)
 HD 애니
(1280x720, 30fps, MP4)
 곰플레이어  8 %  16 %
 20 %
 KMPlayer  9 %
 18 %
 16 %
 팟플레이어  9 %
 16 %
 21 %
 톡플레이어  9 %
 18 %
 17 %
 알쇼  8 %
 15 %
 16 %
 제트오디오  7 %
 13 %
 14 %
 초코플레이어  8 %
 14 %
 13 %

위에서 테스트한 7개의 국산 동영상 플레이어는 모두 다 내장 코덱으로 FFmpeg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똑같은 코덱을 모태로 껍데기만 다르게 씌운 것이니 일종의 배다른 형제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찌보면 동영상 플레이어들끼리 성능이나 화질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오차범위가 1%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해도 다른 동영상 플레이어들에 비해 초코플레이어와 제트오디오, 알쇼의 점유율이 낮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솔직히 저도 모릅니다. 다만 국산 동영상 플레이어들의 내장 코덱들이 모태로 삼고 있는 FFmpeg가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볼 때, 얼마나 최신의 FFmpeg를 썼는지 얼마나 최적화를 했는지에 따라 차이가 나는게 아닌가 추측됩니다. 실제로 FFmpeg 업데이트 동향을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외국의 동영상 플레이어 MPC-HC의 경우에 2009년 8월에 나온 정식 버전과 2010년 4월에 나온 베타 버전의 CPU 점유율 차이가 상당히 나니까요.


그런데, 동영상 플레이어의 재생능력에서 CPU 점유율 말고도 중요한게 있습니다. 재생시 탐색(Seek), 즉 5초나 10초 이동을 했을 때, 얼마나 버벅임없이 이동이 되는가가 중요합니다. 이 부분을 통해 동영상 플레이어들의 스플리터와 탐색기능이 얼마나 최적화되었는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KMPlayer팟플레이어, 그리고 초코플레이어입니다. 이 3개의 동영상 플레이어는 MKV, AVI, MP4 모두 원활하게 이동이 되었습니다. 톡플레이어는 AVI에서 이동시 버벅임이 발생하였고, 곰플레이어는 MKV에서 버벅임이 발생하였습니다. 알쇼는 MP4와 MKV에서 약간의 딜레이가 있었고, 제트오디오는 MKV, AVI, MP4 모두 딜레이가 있어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내용 추가 : 톡플레이어의 AVI  이동시 딜레이는 EVR에서만 발생합니다. EVR CP나 다른 렌더러에서는 원활히 이동됩니다.)

어떤 동영상 플레이어가 좋다 나쁘다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조금 감은 오시죠? 그러나 아직 판단은 금물입니다.



이번에는 위에서 테스트한 영상보다 좀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초고화질 H.264/AVC 영상을 테스트해보겠습니다. 흔히 1080p나 60 프레임 영상이라고 일컬어지는 초고화질 영상으로 대중적인 영상은 아니지만 심심치않게 많이 돌아다닙니다. 특히 블루레이립 영화를 선호하신다던가 걸그룹을 좋아하신다면 이런 영상들을 제법 많이 접하셨을 겁니다.

테스트한 동영상
(1) BluRay Rip 영화 (1920 x 800, 24fps, MKV)
(2) HD 쇼프로 (1280 x 720, 60fps, MKV)

   BluRay Rip 영화
(1920 x 800, 24fps, MKV)
 HD 쇼프로
(1280 x 720, 60fps, MKV)
 곰플레이어  47 %  재생 불량
  KMPlayer  39 %  재생 불량
  팟플레이어  49 %  65 %
 톡플레이어  41 %  47 %
  알쇼  37 %  재생 불량
 제트오디오  36 %
 재생 불량
  초코플레이어  36 %  43 %

테스트 결과 초코플레이어톡플레이어가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초코플레이어는 MPC-HC의 최신 베타버전에 필적하는 성능을 보여줘서 사실 좀 놀랐습니다. 초코플레이어 1.0.0 버전까지만 해도 팟플레이어와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1.0.1 버전에서 확 달라졌습니다.

그에 비해 곰플레이어, KMPlayer, 알쇼, 제트오디오60 프레임의 HD 쇼프로 재생시 싱크가 어긋나거나 버벅임이 크게 발생하는 등 정상적으로 재생이 되지 않았습니다. 내장 코덱의 멀티스레드 디코딩의 지원 여부가 이 결과를 불러온게 아닌가 추측이 됩니다만 정확한 것은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KMPlayer의 경우 초고화질 영상 재생시 듀얼 코어 중 주로 한쪽 코어의 CPU만 사용하는데, 높은 CPU 점유율이 필요한 초고화질 영상 재생시에는 한쪽 코어에 CPU 100% 같은 폭주 현상이 나타나고, 그것이 정상적인 재생을 막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KMPlayer의 내장 코덱이 구형인 것 같다는 이야기입니다.(다만 CPU가 아주 좋아서 한쪽 코어만으로도 높은 점유율을 커버할 수 있다면 KMPlayer로도 정상적인 재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구형 코덱의 선구자 곰플레이어는 크게 기대도 안했기 때문에 넘어가고 알쇼와 제트오디오는 조금 의외입니다. 다른 테스트 결과가 제법 좋았기 때문에 신형 코덱이 아닌가 했는데 60 프레임 영상 재생에서 문제가 발생하더군요.

팟플레이어는 재생 자체는 무리가 없었지만, CPU 점유율이 꽤 높게 나왔습니다. 추측이지만 아무래도 팟플레이어는 한동안 내장 코덱 업데이트를 안한 것 같습니다. 2009년 8월에 나온  MPC-HC의 정식버전과 CPU 점유율이 흡사하게 나왔으니까요.



결론적으로 이번 H.264/AVC 고화질 영상의 내장 코덱 성능 테스트에서는 초코플레이어가 1등, 곰플레이어가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나머지 동영상 플레이어들은 일장일단이 있어서 순위를 매기기가 조금 애매하네요.

그렇다면 초코플레이어가 최고의 동영상 플레이어이고 곰플레이어가 최악의 동영상 플레이어일까요?
그건 아닙니다. 이번 테스트는 H.264/AVC 고화질 영상 재생시 동영상 플레이어의 내장 코덱의 재생 능력, 그것도 소프트웨어 가속 코덱으로서의 능력만을 체크해본 것입니다. 게다가 내장 코덱을 아예 사용하지 않고, 외부 코덱을 사용하는 유저에게는 이 테스트가 의미가 없을 겁니다.

또한 CPU 점유율 몇 프로 더 먹는다고 컴퓨터가 뻗어버리지는 않죠? 유저들 입장에서는 동영상 플레이어의 사용자 편의성과 유용한 기능 같은 것이 CPU 점유율 몇 프로보다는 더 와닿을 것입니다. 그런 걸 모두 감안해서 최고의 동영상 플레이어를 가려야겠죠.

다만 고사양 컴퓨터에서 CPU 점유율은 단순히 CPU가 일을 더하네 덜하네 정도의 의미이지만, 저사양 컴퓨터에서 CPU 점유율은 동영상의 정상적인 재생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무리 기능이 많고 편리하다해도 CPU 점유율이 100%에 육박해서 동영상을 정상적으로 재생할 수 없다면 말짱 꽝이니까요. 그러니 CPU 점유율도 충분히 고려해서 동영상 플레이어를 선택하시는게 좋습니다.
Posted by 커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