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Player가 처음 공개자료실에 올라온 것은 아마 2002년일 겁니다. 곰플레이어가 2003년에 공개되었으니 곰플레이어보다 오래된 동영상 플레이어라는 이야기가 되네요.

처음에는 그렇게 인기 있는 동영상 플레이어가 아니었지만,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가면서 조금씩 유저들을 확보해갔고, 결국 곰플레이어의 독주 속에서 2인자 자리(사용자 수의 측면에서)에 오르게 됩니다.


KMP를 처음 사용해본 것은 2004년 즈음이었습니다. 괜찮은 동영상 플레이어가 있다는 말에 설치를 해봤는데, 그렇게 오래 써보지는 못했습니다. KMP가 너무 어렵게 느껴졌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도 KMP와의 실갱이는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마음먹고 써보려고 인스톨했다가 다시 언인스톨한게 몇번인지 모릅니다.

코덱과 동영상 플레이어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었던 때라 (사실 지금도 별반 차이가 없지만요) KMP의 복잡하고 난잡한(?) 설정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곰플레이어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말에 혹해서 깔아보고 적응하려다가 다시 곰플레이어로 돌아가는 과정이 반복되었죠.

그래도 그 과정이 그렇게 시간낭비만은 아니었는지 조금씩 KMP에 익숙해져갔고, KMP의 복잡한 설정에도 적응이 되어갔습니다. 그리하여 2007년도 쯤에 곰플레이어를 버리고 KMP로 갈아타게 되었습니다. 사실 H264 영상을 비롯한 고화질 영상에 대해 곰플레이어의 대처가 미흡했던 탓도 컸지만요.


그런데, 2008년 3월 KMP에 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유저들 사이에서 묘한(?) 악명을 얻고 있는 판도라사가 KMP를 인수해버린 것이었습니다.(실제 기술이전은 2007년 8월이었다고 합니다.)

이 문제로 인터넷이 많이 시끄러웠고, 그 여파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남아있습니다. 판도라사가 손을 댄 KMP를 쓰지않고, 원래 개발자분이 마지막으로 만들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KMP 2.9.3.1429(or 1428) 버전을 쓰는 분들이 여전히 많을 정도이니까요. 그런 상황인데도 판도라사는 1435 버전부터 ASK 툴바 낚시까지 해버리며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으니 한숨이 나올 지경입니다.


고화질 영상이 쏟아지고, 곰플레이어가 고화질 영상에 기민하게 대처를 못하는 최근의 상황은 KMP에게 분명 호기일 겁니다. 하지만 판도라사가 해왔던 업데이트 상황을 쭉 지켜보면 이 기회를 그다지 살릴 것 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동영상 플레이어인 팟플레이어에 따라 잡힐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KMP 유저들의 신뢰를 회복하는게 급선무입니다. 유저들이 예전버전에 매달리는 동영상 플레이어에게 미래가 있을리가 없습니다. 업데이트를 통해 KMP 최신버전의 성능을 빨리 증명해내야 합니다. 지금 같은 지지부진한 업데이트로는 과거의 족쇄에서 벗어나기 힘들겁니다.
Posted by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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